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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설화

자청비

옛날옛날, 남부러울 것 없이 부자로 사는 김진국 대감 부부에게는 큰 고민이 있었어요.
열 다섯살에 혼인을 했는데 쉰 살이 가까워 졌는데도 아이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날마다 한숨으로 보내고 있었습니다.

"잎을 떨구고 있는 저 나무도 봄이면 새잎이 날 것인데.."
"어디 그 뿐이겠소? 썪은 나무 등걸에도 새순이 돋는데..당신과 나는.. 아이고.."
"아휴.."

"어이고, 영감. 저기 스님이 지나가오."
"그렇군."

"에헤음.. 이보시오 스님. 이리와서 내 사주팔자에 자식이 있겠나 좀 봐주시오."

"느지막하게 아들 자손이 하나 있기는 한데. 절에 와서 정성을 잘 드리면 나을 것이고. 안그러면 머리깎고 절에나 들어갈 팔자구만요."
"시주는 얼마나 준비하면 되겠소?"
"좀 많습니다. *(송낙지도) 구만장. *(카사지도) 구만장. 상백미도 일천석. 중백미, 하백미도 일천석 백근이 차게 차려와서 석달 열흘 정성을 들여야합니다."
"그게 좀 많은거요? 아주 많은거지.."
"아이고 영감.. 죽을 때 가지고 가지도 못할 재산은 뒀다 뭐할라 그러우.. 우리 정성 한번 들여봅시다."

석달 열흘이 지나 백일이 되는 날.
스님이 부처님께 바치는 시주를 저울로 달아보니 한 근이 모자랐어요.

부처님의 저울대를 속일 수는 없나봐요.
부부는 백일동안 정성을 들여 아이를 낳았지만 조금 모자랐기때문에 아들이 아니라 딸을 낳았답니다.
그런데 참 예쁘고 귀여운 아이였답니다.
이마는 해님을 닮았고 뒷머리는 달님을 닮았고 두 어깨는 금샛별이 송송 박힌듯 빛났습니다.
부부는 자청해서 낳은 자식이라고 이름을 자청비라 지었습니다.


농경신이 된 자청비

총명하고 어여쁘게 자라 어느덧 열 다섯살이 된 자청비는 어느 날 연화못에 빨래하러 갔다가
마침 말을 타고 지나가던 하늘나라에 사는 문도령을 만났습니다.
문도령은 자청비에게 먹을 물을 좀 달라고했어요.
자청비는 바가지에 물을 뜨더니 버드나무 잎을 훓어 띄워 문도령에게 건넸습니다.

"얼굴은 고운 낭자가 마음은 딴판인가 보네. 왠 버들잎이오?"
"급히 먹어 체한 물엔 약도 없다지 않소. 버들잎을 호호 불며 천천히 마시세요. 그런데 어디가는 도령입니까?"
"저 아래 *(검오)선생에게 글공부 하러 가는길이오."
"제 남동생도 마침 *(검오)선생에게 글 공부 하려는 참인데. 같이 벗해서 가면 어떨까요?"
"뭐. 그리하죠."

부모님께 허락을 받은 자청비는 남자옷을 입고 나왔습니다.

"문도령.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오. 나는 자청도령이오."
"아까 낭자하고 닮은 정도가 아니라 똑같이 생겼네."
"당연하지. 남매니까 어서 글 공부나 하러 갑시다."

자청비는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못하는게 없었습니다.
자청비가 남자치고는 너무 곱상하게 생겨서 혹시 여자가 아닐까 문도령은 의심을 하곤 했어요.
그러나 내기를 할 때마다 이길 수가 없었기 때문에 여자일리가 없다고 생각하곤 했지요.
그렇게 삼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어느 날 하늘 나라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으흠.. 자청도령아. 난 그만 집에 가야겠다."
"왜?"
"어.. 집에서 장가가란다."
"뭐라고? 그렇다면 나도 그만둘래. 똑같이 공부하러 와서 의리없이 너만 먼저가면 되나."

어느새 문도령을 많이 좋아하게된 자청비는 그대로 헤어지기가 안타까웠습니다.

"문도령아 우리 삼년씩이나 글 공부를 했으니 글 때가 많이 꼈을거야.
우리 이 물에서 목욕이나 하고가자."
"좋지~"

"야속한 사람. 눈치코치도 없는 문도령아. 삼년동안 함께 지내도 남녀 구별도 못하는 바보같은 문도령아."
"아, 이게 뭔소리냐. 이.. 이봐! 자청비! 자청비!"

"당신이 여자였다니. 어쩐지 이상했다 생각했소. 그러나 난 지금 하늘나라에 가야만 하오.
나를 기다려줄 수 있겠소?"
"네, 어서 다녀오세요. 이렇게 가슴 아플 줄 알았으면 미리 고백할 것을.. 이 아픈 가슴을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이 얼레빗 반쪽과 박씨를 주겠소. 이 박씨를 심어 줄이 뻗고 박을 따게 될때까지 내가 돌아오지 않으면 죽은 줄 아시오."
"그건 그때까지 꼭 돌아온단 말이죠?"
"물론이지. 그때까지 내 반드시 돌아오리다."

'하.. 오라는 문도령은 안오고 세월만 가네.'

"이 한심한 머슴 *(정수남)아! 남의 머슴들은 땔감을 잔뜩 해오는데, 너는 맨날 게으름을 피우고있느냐?"
"아씨. 나도 소 아홉, 말 아홉마리 차려주면 내일은 갔다오리다."

"아이고.. 아휴 다리도 아프고 아휴 허리도 아프다. 아휴 잠이나 한숨 자고가자."

"하~ 아흠.. 잘잤다. 응? 내가 얼마나 잤길래 저것들이 저리 비실거리나.
에휴..하여간 자고나니 배가 고픈걸..에라이 모르겠다. 저거 한 마리만 잡아먹자"

"이햐~ 맛있다."

"아이고.. 이를 어째 먹다보니 다 먹어버렸네..아휴.. 아씨한테 가서 뭐라고하지."

"네이놈!! 이게 어찌된 일이냐. 몇날 몇일 나가있더니 땔감은 둘째치고 소와 말까지 다 잃어버린게냐?"
"아씨. 그리 나무라지만 마세요. 산 높이 올라가보니 하늘 옥황 문도령님이 궁녀 시녀 데리고 내려와 놀고있기에 정신없이 구경하다보니 마소들이 다 사라져버리고 없더이다."
"뭐.. 뭐야? 너 지금 문도령이라고 했느냐? 그래. 또 언제 오겠다고 하더냐?"
"모레 또 오겠다고 합디다."
"그래? 같이가보자. 드디어 문도령을 만나보겠구나."
"헤헤헤헤헤헤.. 깊은 산에 들어가 *()"

나쁜 마음을 푸는 *(정수남이)는 온갖 방법으로 자청비를 괴롭혔어요.
속았다는걸 깨달은 자청비는 잘못하다가는 산 속에서 *(정수남이)한테 큰 일을 당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청비는 지혜롭게 *(정수남이)를 달래고 얼러 영원히 잠이 들게 해버렸답니다.

"어머님 아버님. 여쭤볼게 있습니다. 머슴이 아깝습니까? 자식이 아깝습니까?"
"그걸 말이라고 하느냐. 아무리 종이 아까운들 자식만큼 하겠느냐."
"그러실 줄 알고 *(정수남이) 하도 못되게 굴길래 산 속에 버리고 왔습니다."
"뭐라고? 그게 무슨 소리냐. 딸은 시집가버리면 그만이지만 머슴은 우리 두 늙은이 걱정없이 먹여살려줄텐데. 죽이다니!
어디 네가 머슴이 하던 일을 한번 해봐라!"

자청비 부모는 넓은 밭에 다섯 말이나 되는 좁쌀 씨를 뿌려놓고 하나도 남김없이 다 주워오라고 시켰어요.
자청비는 눈물로 그 좁쌀 씨들을 줍기 시작했습니다.
한참만에 그 많은 좁쌀 씨들을 다 주웠는데 한 알이 어디갔는지 찾을 수가 없었어요.
그만 포기하고 담장 밖을 나오던 자청비는 개미 한 마리가 그 좁쌀 씨를 물고 가는 걸 발견했습니다.

"그 좁쌀 씨를 이리 내놓거라. 말 모르는 개미까지 내 속을 태우는구나."

자청비는 개미와 실랑이를 버리다 그만 개미허리를 발로 밟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개미 허리가 날씬해진 것이라네요.

*(정수남이)를 다시 살려놓기 전에는 부모님과 함께 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 자청비는 남장을 하고 집을 나왔습니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봐야겠다고 결심을 하면서요.

자청비는 제주특별자치도 사람들이 농사를 지으면서 섬기기 시작한 농경, 오곡의 여신으로 '세경할망'이라 부른다. 자청비는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간 자립적인 여신으로 제주의 여인상을 대표하고 있다. 자청비 이야기는 일반신본풀이 중 '세경본풀이'에 자세히 전해져 오는데, 그 내용이 상당히 길며 서사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세경본풀이'는 농사의 풍작을 기원하는 백중굿이나 마불림제, 요왕맞이굿 등에서 불리고 있다.

옛날 천하의 부자 김진국 대감과 자진국 부인이 살고 있었다. 이 부부에게는 나이 오십이 되어도 자식이 없어 항상 탄식을 하며 지냈다. 어느 날 절에서 나온 소사에게 사주를 보니 절에 시주를 하고, 백일 불공을 드리면 자식을 볼 것이라 했다. 부부는 백일을 정성껏 기도하였으나 시주가 백근이 되지 않아 아들이 아닌 어여쁜 딸아이를 얻게 되었다. 부부는 자청하여 낳은 자식이라 하여 이름을 '자청비'라 짓고 고이고이 길렀다.

자청비는 빨래하러 갔다가 공부를 하러 내려온, 옥황 문곡성의 아들 문도령을 만난다. 문도령을 사모하게 된 자청비는 남장을 하고 그를 따라 공부하러 길을 나선다. 두 사람은 한 방에서 같이 자고 같이 공부하며 지내게 되는데, 문도령은 점점 자청비를 여자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한다. 자청비는 은대야에 물을 가득 떠놓고 은저, 놋저를 걸쳐놓고 잠을 자자 문도령이 그 이유를 묻는다. 자청비는 은저, 놋저가 떨어지지 않으면 공부가 잘 된다고 말한다. 문도령은 자청비 만큼 공부를 잘 하고 싶어 자신도 그렇게 하고 자는데, 은저, 놋저가 떨어질까 불안하여 잠을 잘 수가 없었고, 공부가 잘 되지 않았다. 자청비는 잠을 잘 자니 점점 공부를 잘하게 되었다. 문도령은 자청비를 이기고 싶은 마음과, 자청비가 여자인 것을 밝히려는 마음으로 오줌 멀리 누기 시합을 하자고 제의한다. 자청비가 대 막대기를 바지 가랑이 사이에 넣고 힘을 주니 문도령의 두 배나 멀리 나가자 더 이상 의심하지 않았다.

삼 년이 지나 공부를 마친 문도령은 서수왕 따님아기와 혼인을 하기 위해 하늘로 돌아가게 되었다. 자청비는 돌아가는 길에 여자인 것을 고백하고 혼인을 약속한 후, 술 석 잔을 나누어먹고 첫날밤을 지낸다. 문도령은 박씨 한알과 얼레빗 반쪽을 남기고 떠난다. 자청비는 아무리 기다려도 문도령이 돌아오지 않자 자청비는 속이 탔다. 자청비가 문도령을 기다리는 줄 안 하인 정수남이는 자청비를 골려 주기 위해 산에서 문도령을 보았다고 거짓말을 한다. 자청비는 정수남이에게 문도령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 달라고 한다. 정수남이는 자청비를 데리고 산에 올라 고생만 시키고 문도령이 있는 곳을 말해주지 않았다. 밤이 이슥해지자 자청비는 그제서야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안다. 자청비는 정수남이가 죽일지도 모른다 생각에 정수남이를 달래고, 밤을 지샐 움막 하나 지어달라고 한다. 기분이 좋아진 정수남이는 열심히 움막을 지었다. 여기저기 구멍이 난 움막을 보며 자청비는 바람이 든다 하며 구멍을 막으라 한다. 정수남이가 다섯 구멍을 막으면 자청비는 두 구멍을 빼버리며 날을 지새운다. 그제야 속았다는 것을 안 정수남이가 화를 내자 자청비는 무릎을 베고 누우라며 달랜다. 자청비의 무릎에서 정수남이 잠들자 자청비는 청미래덩굴을 그의 왼쪽 귀에서 오른쪽 귀로 찔러 죽여 버린다.
집으로 돌아와 정수남이를 죽인 사연을 말하자 부모는 크게 노하고 자청비를 내쫓는다. 집을 나온 자청비는 남장을 하고는 서천꽃밭으로 가서 부엉이를 잡아주고는 꽃감관의 막내사위가 된다. 그리고 살 오를 꽃, 뼈 오를 꽃, 환생 꽃을 구한 후 과거를 보러간다고 하고는 정수남이를 살려내 집으로 데려간다. 부모는 이를 보고는 계집아이가 사람을 죽었다 살렸다 한다고 크게 꾸짖으며 집에서 내쫒는다.

자청비
-2부-

자청비는 부엉이를 잡고 서로 자기 것이라며 다투는 세 아이에게 부엉이를 사가지고 서천 꽃밭으로 말을 달렸습니다.
서천 꽃밭을 망치는 부엉이가 골칫거리라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죠.

"도령은 누구시오?"
"지나가다 이 꽃밭안으로 부엉이가 나는 걸 보고 화살을 쏘았는데 꽃밭 안으로 떨어지길래 화살이나 찾아가려고 들렀습니다."
"그게 정말이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집에 밤중만 되면 부엉이가 와 울어대는 바람에 이 꽃밭에 멸망을 줘 골치아파 하던 참인데.
그 부엉이를 잡았다는거요?"

부엉이가 죽은 걸 확인한 *(황새공간)은 크게 기뻐하며 소원을 물었습니다.
자청비는 서천 꽃밭을 구경시켜달라고 했어요.

"생각보다 시시한 소원이군. 막내야, 니가 가서 서천 꽃밭을 구경시켜 드려라."
"예. 아버님."

"요것은 살이 오르는 꽃. 이것은 뼈가 되살아나는 꽃입니다. 이것은 피가 살아오르는 꽃입니다.
저것은 뿌리기만 하면 죽은 사람이 살아나는 *(도환생) 꽃이죠. 이것은 멸망꽃으로 뿌리기만 하면 다 죽어버린답니다."

서천 꽃밭 식구들과 작별 인사를 하고 나온 자청비는 부리나케 말을 몰아 정수남이 죽어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정수남은 하얀 뼈만 남아있었어요. 자청비는 그 위에다 뼈 살아나는 꽃, 살 살아나는 꽃, 피 살아오르는 꽃.
도환생 꽃을 뿌려놓고 때죽나무 막대기로 세번을 후려쳤습니다.
그랬더니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정수남이가 살아나는 거에요.

"아휴..아이구.. 잘잤다. 아이구 아씨 봄잠이라 오래도 잤습니다. 어서 말에 오르시지요. 집으로 가십시다."
"아버님 어머님. 자식보다 더 아까운 머슴을 살려가지고 왔습니다."
"아니. 처녀애가 사람을 죽이고 살리고 하다니. 이게 뭔 말이냐. 너 같은 것을 집에 두었다간 무슨일이 생길 지 모르겠구나. 당장 나가거라."

자청비는 베틀 소리에 끌려 들어갔다가 비단 짜는 솜씨로 주모할머니에 수양딸이 됐습니다.
자청비는 주모할머니를 도와 날마다 비단을 짰어요.

"그런데 무엇에 쓸 비단이길래 이렇게 길게 짜는건가요?"
"하늘나라 문도령의 혼례 때, 폐백으로 쓸 비단이란다."

충격을 받은 자청비는 울면서 베틀앞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비단 끄트머리에다
'가령하다 가령비, 자청하다 자청비'라는 글자 무늬를 짜넣어 비단짜기를 마무리 했습니다.

"어머니. 이 비단을 문도령에게 전할 때 누가 짰느냐 물으면 자청비가 짰다고 말씀해주세요."
"물어보면 그리 대답하마."

자청비의 소식을 들은 문도령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죠. 서둘러 주막집으로 내려온 문도령은 얼레빗을 맞추어 자청비임을 확인했어요.
그리고 함께 하늘나라에 올라가 혼인을 하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어느날, 하늘나라에 큰 난리가 났어요. 난리를 가라앉히는 자에게 상을 내리겠다는 방이 여기저기 나붙었습니다.
자청비는 삼만명의 모든 군사가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싸움터로가 서천 꽃밭에서 가져온 멸망꽃을 뿌려댔습니다.
그랬더니 군사들이 즐비하게 쓰러지고 난은 수습되었답니다.

"오.. 연약한 여인이 그리 큰 난을 수습하다니. 장하고 장하도다. 약속대로 너에게 땅 한 조각, 물 한 조각을 내주겠다."
"제겐 너무 과한 상이옵니다. 오곡의 씨앗이나 내려주시옵소서."

"아니.. 정수남이 아니더냐? 그게 무슨 꼴이냐. 아주 상거지가 되었구나."
"아이고.. 아씨.. 오랜만에 뵙습니다요. 영감마님 부부 돌아가시고 나니 갈 곳이 없어 거지신세가 됬습니다요.
배가 고파 죽겠으니 밥부터 좀 먹여주시면 안될까요?"
'아버님 어머님. 죄송합니다. 이 못난 딸을 용서하세요. 부디 하늘나라에서 행복하세요."

"저 밭은 부자밭인거 같구나. 저기가서 얻어먹고 오너라."
"밥은 커녕 욕만 실컷 먹었습니다."
"그럼 저 가난해 보이는 밭에가서 얻어먹어 보겠느냐?"
"아씨~ 아주 잘 먹었습니다. 가난하지만 아주 착한사람입니다."

자청비는 마음씨가 고약한 부자밭에는 흉년이 들게 만들고 마음씨 고운 가난한 밭에는 풍년이 들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렇게해서 자청비는 문도령과 함께 인간세상의 농경신이 되었고 정수남이는 말과 소를 돌보는 목자인 테우리들을 모시는 축산신이 되었답니다.
자청비 신화는 제주도에서 큰 굿을 할 때, 세경 본풀이라는 *(제의 차례)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또, 농신을 위하는 굿에서도 나오는데 신방이 제상앞에 앉아 장구를 치며 부른답니다.

정처 없이 떠돌던 자청비는 베를 짜는 주모할미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수양딸이 된다. 마침 주모할미는 문도령이 서수왕 따님아기에게 장가갈 때 입을 옷을 만들고 있었고, 자청비는 자신의 사연을 비단에 무늬로 짜 넣는다. 주모할미가 그 비단을 문 도령에게 가지고 올라가자 이를 알아본 문도령이 자청비를 찾아온다. 자청비는 문도령에게 손가락을 내밀어보게 하고는 바늘로 찌르는데, 이에 화가 난 문도령은 하늘로 돌아 가버리고, 주모할미에게서도 쫓겨나게 된다.
자청비는 머리카락을 깎고 스님이 되어 정처 없이 떠돈다. 그러던 어느날, 자청비는 울고있는 선녀들을 만난다. 선녀들은 상사병이 난 문도령이 자청비와 함께 목욕했던 물이 먹고 싶다하여 구하러 내려왔으나 찾을 수 없다고 한다. 자청비는 자신이 찾아줄 테니 하늘로 데려가 달라고 하고는 물을 떠준 후 하늘로 올라가 문도령과 재회한다.
그러나 문도령의 어머니는 며느리감으로 서수왕 따님아기를 정해놓고 있었기에 둘은 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구덩이를 파고 숯을 채운 후 그 위에 칼을 세우고는 그 위를 지나가도록 했는데 자청비는 내려서다 뒤꿈치를 베여 피를 흘린다. 핏자국을 본 문도령의 아버지가 이유를 묻자, 여성은 한 달에 한 번 월경을 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고는 무사히 시험을 통과하여 문도령과 혼인한다.
문도령에게 버림받은 서수왕 따님아기는 죽어 새가 되었다고 한다. 이 새가 들면 다정했던 부부가 갈라서게 되니, 사람들은 서수왕 따님아기를 대접하기 위해 잔치 때 신부가 상을 받으면 음식을 조금씩 떠서 상 밑에 놓아두는 풍습이 생기게 되었다.
자청비는 문도령과 행복하게 살다보니 서천꽃밭의 막내딸이 생각났다. 그래서 문도령을 서천꽃밭으로 보내며 양쪽을 오가며 보름씩 살아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서천꽃밭으로 간 문도령은 돌아오지 않았고 자청비는 그에게 편지를 보낸다. 편지를 받은 문도령이 돌아오니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 그런데 이 모습을 시기한 자들이 문도령을 죽이게 된다. 자청비는 남편을 방에 눕혀두고는 서천꽃밭으로 가서 환생꽃을 따다가 문도령을 살려낸다.
그때 마침 옥황에 큰 사변이 나 "난을 진압하는 자에게 땅을 나눠주겠다."는 방이 붙는다. 자청비가 멸망꽃을 들고 나가 난을 진압하고 돌아오니 옥황의 천자는 자청비에게 땅을 준다. 자청비는 땅을 거절하고 오곡의 씨앗을 받아 7월 보름날 문도령과 인간 세상으로 내려온다. 이 날이 백중제(百衆齋)를 지내는 날이 되었다.

인간 세상에 내려와 보니 정수남이가 배가 고파 휘청거리며 걷고 있었다. 자청비는 머슴 아홉에 소 아홉을 거느린 밭에 가서 점심을 얻어먹고 오라고 시킨다. 그러나 욕만 듣고 쫓겨나자 자청비는 그 밭에 대흉년이 들게 한다. 다시 한번 자청비는 늙은 부부가 쟁기도 없이 호미로 농사를 짓는 밭에 가서 점심을 먹고 오라고 한다. 늙은 부부는 정수남이를 정성껏 대접하니 그 밭은 대풍년이 되게 해 주었다.

자청비가 문도령과 함께 땅을 파고 씨를 뿌리고 보니 한 종류의 씨가 모자랐다. 그래서 자청비는 다시 하늘에 올라가 씨를 받아와 심으니 다른 곡식보다 파종이 한 달 늦었으나 같이 수확하게 되었다. 그 씨가 메밀 씨이다. 이때부터 문도령은 상세경, 자청비는 중세경이 되어 제주의 농신이 되었고, 정수남이는 하세경이 되었다.

이 글의 저작권자는 현용준(제주시 용문로 119-1)으로,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참고문헌
  • 현용준(1976). 「제주도 신화」. 서문문고
  • 현용준(1996). 「제주도 전설」. 서문문고
  • 현용준(1996). 「제주도 민담」. 제주문화
  • 현용준(1976),『제주도전설』, 서문당
  • 현용준(1988),「농신 자청비」,『제주여인상』, 제주문화원
  • 제주도(2001),『제주여성문화』
  • 김정숙(2002),『자청비'가믄장아기'백주또-제주섬, 신화 그리고 여성』, 각
  • 진성기(1980),『남국의 무속서사시』, 정음사
  • 김순이(2001),『문화, 영웅으로서의 제주 여신들』
자문위원
  • 현용준(제주대학교 명예교수)
담당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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