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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도 손님도 3대째...전국 7번째 오래된 식당

  • 기자명 김유성 기자
  • 입력 2023年07月03日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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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맞은 천일식당, 전남 유일 100년 식당

전국식당 중 7번째로 오래된 천일식당이 올해로 100년을 맞았다.

해남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갔을 해남매일시장 길목에 위치한 천일식당은 일상의 풍경처럼 100년을 한자리에 머물렀고 그 시간만큼 세대 간 각자의 기억도 쌓였다.
3대째 천일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오현화(65) 대표는 “천일식당은 손님도 3대째 이어지면서 세대별로 서로 다른 기억을 저장하는 공간이다”고 말한다.
지금은 누구나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남도 한정식이지만 100년 전엔 지금과 사뭇 달랐다. 1924년 천일관이란 간판이 내걸렸던 이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1800년대 태어난 사람들이었고 고위직 간부들이나 경찰서장과 같은 지역 유지들이었다.
당시 한정식은 일반 서민들에겐 평생 한번 먹기 힘들 정도로 비싼 음식이었다. 따라서 매일시장을 오가는 대부분의 서민들은 천일식당에서 풍겨오는 고기 굽는 냄새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경제가 발전하고 소득이 높아지면서 이젠 당당히 아들의 손을 잡고 천일식당을 찾아온 이들은 과거 힘들었던 시절을 상기시켜주는 공간으로 천일식당을 소개하고 또 아들은 아버지가 돼 또다시 아들의 손을 잡고 자신대에 경험한 천일식당을 설명한다. 그렇게 천일식당은 세대별로 각자의 추억을 갖는 공간이자 또 각자의 추억을 전해주는 공간이 됐다.
오현화 대표는 “천일식당은 역사와 추억이 있는 집이다. 손님들도 대를 이어가며 찾고 있고 같은 공간인데도 서로 다른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일식당 입구에는 ‘백년가게’라는 표지판이 붙어있다. 100년을 채워야 붙는 간판이 아니다. 30년 이상 오래된 식당이나 상점이 100년 동안 잘 유지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붙은 간판이다. 하지만 천일식당은 변함없이 그곳에서 100년을 버텨냈다.
한국처럼 급변하고 유행에 민감한 사회에서 100년의 역사를 지닌다는 것은 보통의 일이 아니다.
그것도 비빔밥, 육개장, 국밥과 같은 단일음식이 아닌 남도의 한식을 아우르는 복잡한 한정식을 취급하는 식당이라는 점에서 가치를 높이 사고 있다.
실제로 농림수산식품부가 조사한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은 ‘이문설렁탕’으로 1904년 개업했고 7번째로 오래된 식당이 천일식당이다. 10위 권 내 유일하게 전남에 있는 식당이기도 하다.
또 천일식당의 소문을 듣고 박정희 대통령이 천일식당 1대 박성순 대표를 청와대까지 불러들였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100년의 시간동안 가게 모습도 조금씩 변했다.
현재 ‘ᄃ’자 형태인 천일식당은 처음 초가집 한채로 시작했다. 가장 안쪽에 자리한 손님방 자리가 처음 식당을 시작했을 때의 천일관 자리다. 그러다 천일관이라는 식당 이름이 요정집 같다해 2대째에 천일식당으로 이름을 바꿨고 손님이 늘자 초가집에서 양철집, 기와집으로 변했다.
과거에는 아궁이에 장작과 연탄을 피웠기에 모든 벽지가 누렇게 색이 바랬고 손님방 문이 너무 낮아 손님들도 매일 머리를 찧기 일쑤다. 손님 편의를 제외하면 최소한의 리모델링을 거쳐 지금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너무도 많은 미디어나 방송에 소개된 천일식당 떡갈비는 밥을 먹지 않아도 담백하게 즐길 수 있는 천일식당의 대표 요리다.
떡갈비뿐 아니라 깊은 맛의 묵은지와 파김치, 알타리김치를 먹기 위해 멀리서도 찾아오는 김치 맛집이기도 하다.
천일식당은 오현화 대표의 시할머니인 박성순 대표가 처음 문을 열었다.
박 대표는 돈을 버는 데는 관심이 없던 남편을 대신해 길가에 좌판을 깔고 밥과 젓갈, 나물국, 나물 등을 팔며 생계를 유지했다. 특히 젓갈 맛이 너무도 유명해 남도에서는 따라올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탔는데 군수, 경찰서장 같은 높은 사람들도 찾아오곤 했다. 그런데 이들은 체면때문에 좌판에서 먹기가 번거로워 식당을 내라 졸랐고 이에 허름한 오두막집을 짓고 천일관이란 이름으로 식당 운영을 시작했다. 그게 1924년이다.
그리고 2대째인 이정례씨가 식당을 이어받았다. 그리고 식당의 대표 음식으로 떡갈비를 시작했고 이는 곧 남도 떡갈비하면 천일식당으로 이어질 정도로 전국으로 입소문을 탔다.
오현화 대표는 “전국에서 찾아오는 다양한 입맛을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전라도 특유의 맛을 살리면서 맵고 짠 맛을 덜어내는 과정은 언제나 힘들다”고 전했다. 또 “그럼에도 100년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음식이자 남도의 대표 음식인 한정식을 유지하는 것, 그 자체에 자긍심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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