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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11
일련번호: SCP-752-KO
등급: 유클리드(Euclid)
특수 격리 절차
매월 셋째 주 화요일, SCP-752-KO가 발생하는 구간은 교통 안내원으로 변장한 격리 인원이 통제하여 어떤 차량도 진입할 수 없게 제한한다.
SCP-752-KO 구간에서 심령 현상을 목격하였다는 민간 자료는 조악한 합성 자료를 역정보로 살포하여 신뢰도를 낮추고 결정적인 자료는 웹 크롤링 봇을 통해 삭제한다.
설명
SCP-752-KO는 충청북도 옥천군 동이면 석탄리에 소재한 대청호오백리길 11구간 도로에 발생하는 심령 현상이다. SCP-752-KO는 매월 셋째 주 화요일 오전 2:30부터 2:40까지 주기적으로 발생한다.
SCP-752-KO가 발현할 시, 다음 심령 현상이 순차적으로 발생한다.
- 산 중턱 고갯길 부근 직선도로에서부터 심령 클러스터가 생성된다. 이하 SCP-752-KO-A로 칭한다.
- 심령 클러스터는 다음 두 부분의 합으로 구성된다.
- 준중형 세단 대우 르망 자동차. 이하 SCP-752-KO-A1로 칭한다.
- 신원 불명의 인간 남성. 운전석에 위치해 있다. 이하 SCP-752-KO-A2로 칭한다. 대상의 하반신은 SCP-752-KO-A1의 운전석과 완전히 융합되어 있다.
- SCP-752-KO-A는 10분에 걸쳐 약 6km에 달하는 고갯길을 내려간다. 평균 속도는 약 100km이며, 커브 구간은 감속하는 대신 드리프트로 주파한다.
- 옥천 시내 방향 갈림길에 들어서기 직전, SCP-752-KO-A는 언더스티어가 발생, 가드레일을 통과하여 언덕 아래로 추락한다.
- 이때 실제 가드레일엔 어떠한 물리적 피해도 발생하지 않는다.
- SCP-752-KO-A는 언덕길을 굴러 내려가며 점차 흐려지다 소멸한다.
재단 심령학부의 자료조사 결과, 1993년 8월 17일 해당 고갯길에서 추락 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고갯길은 잦은 헤어핀 커브를 가진 특성으로 인해 고갯길 레이싱이 자주 개최되던 곳이었으며, 개중에는 불법적인 튜닝을 한 차량을 활용하는 불법 레이스도 존재했다.
SCP-752-KO-A1는 본래 변칙적인 튜닝을 가한 차량이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SCP-752-KO-A1의 운동은 당대 동일 모델의 차량보다 30% 더 빠르고, 가속력 역시 60% 이상 높았다.
SCP-752-KO-A1이 파손 이후 심령 독립체가 된 것은 변칙적 튜닝으로 인한 효과로 확인되며, 이는 요주의 단체 '템페스트 모터스'의 장비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된다.
SCP-752-KO-A2는 본래 (사망 당시) 24세 남성 최혁민이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대상은 생전 자동차에 큰 관심을 보이고 직접 수리를 하거나 튜닝을 즐긴 것으로 확인된다.
고로 위 정보의 취합 결과, 심령학부는 SCP-752-KO-A는 불법 튜닝 자동차를 활용한 고갯길 레이스에서 패배하고 사망하여, 미종결 업무에 대한 잔류 사념이 남게 된 햄릿 유형의 심령 독립체로 결론 내렸다.
부록: 사건 기록
일자: 2020년 3월 17일 화요일 02:30 ~ 02:43
개요: 신원 불명의 운전자(이하 PoI-0752KO)가 격리 요원의 저지를 무시하고 SCP-752-KO-A 개체에 접근.
<사건 시작>
[02:23] PoI-0752KO가 접근. 격리 인원의 안내에 순응하며 정차함. PoI-0752KO의 차량은 SCP-752-KO-A1와 동일한 대우 르망이었다.
[02:25] PoI-0752KO는 격리 인원의 지시 사항을 경청하곤, 산 정상에서 심령 현상을 목격하였다 주장함.
[02:27] 격리 인원이 사실 확인을 위해 인원을 파견하는 사이, PoI-0752KO가 빈틈을 노리고 급가속을 시작함.
[02:28] PoI-0752KO의 차량은 격리 인원의 차량을 따돌리고 SCP-752-KO 발생 지점까지 도달 후 정차함. 대상의 차량은 현시대의 스포츠카에 준하는 출력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보아, 불법적 튜닝을 한 것으로 확인됨.
[02:29] 대상이 대기한다.
[02:30] SCP-752-KO 현상이 발생한다. 격리 인원의 차량이 가까스로 도착하지만, PoI-0752KO의 차량은 SCP-752-KO-A와 동시에 가속하며 고갯길을 내려간다. 두 차량은 나란히 달린다. 격리 인원은 대상을 추격하려 하지만 도로의 위험성 및 제원 차이로 인해 따라잡지 못하였다.
[02:32] 첫 번째 헤어핀 커브. PoI-0752KO와 SCP-752-KO-A의 차량은 동시에 감속한다. PoI-0752KO의 차량이 가드레일을 긁으며 코너링한다. 이로인해 속력이 손실되어 PoI-0752KO의 차량이 SCP-752-KO-A 뒤로 밀려난다.
[02:34] 완만한 내리막길. PoI-0752KO는 속력을 내어 SCP-752-KO-A를 앞지른다.
[02:35] 두 번째 헤어핀 커브. 첫 번째 것보다 완만하기에 PoI-0752KO는 드리프트를 하여 감속하지 않고 코너링에 성공한다. SCP-752-KO-A 역시 문제없이 코너링을 한다.
[02:37] 세 번째 및 네 번째 헤어핀 커브. 모두 급격한 커브이다. SCP-752-KO-A와 PoI-0752KO 모두 감속하지만, SCP-752-KO-A는 완전히 감속하지 않고 드리프트를 짧게 시도, PoI-0752KO를 앞서나간다. 다음 커브에서 PoI-0752KO의 차량은 무리하게 사이드브레이크 드리프트를 시도한다. 차체가 심하게 비틀거리지만, 다시 SCP-752-KO-A 뒤에 바짝 따라붙는다.
[02:39] 완만한 내리막길. PoI-0752KO는 다시 속력을 내어 SCP-752-KO-A와의 거리를 좁힌다.
[02:40] 마지막 헤어핀 커브 직전, PoI-0752KO는 SCP-752-KO-A와 겹쳐지고, 곧 앞서나간다. SCP-752-KO-A에게 언더스티어가 발생한다. PoI-0752KO가 갑작스레 감속한다. SCP-752-KO-A는 가드레일을 통과하여 언덕길 아래로 떨어진다. PoI-0752KO의 차량에는 오버스티어가 발생하여 차체가 과도하게 꺾인다. PoI-0752KO의 차량 뒷 범퍼가 가드레일에 충돌하고 정지한다.
[02:45] PoI-0752KO의 차량은 격리 인원이 도착할 때까지 정지한 상태를 유지한다. 격리 인원이 도착하자 PoI-0752KO는 차량에서 나와 투항한다.
<사건 종료>
후속 조치: 본 사건 이후 대상은 가까운 기지로 이송되어 면담을 진행하였다. PoI-0752KO의 차량 또한 이송되어 정밀 검사를 진행하였으나, 불법적일지언정 모두 비변칙적인 튜닝이 적용되어 있었다.
부록: 면담 기록
면담자: 심령학부 이경욱 박사
대상: 유영환(PoI-0752KO)
<기록 시작>
면담자: 유영환. 20년째 아버지께 물려받은 카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자식도 둘이나 딸렸는데, 위험하게 고갯길에서 그렇게 운전하면 쓰나. 그 귀신이랑 길동무하고 싶었나?
대상: 뭐, 그거라면 나쁘지 않군. 나도 오래간만에 만나서 즐거웠으니 말이야.
면담자: 최혁민. 이 사람이랑 아는 사이인가?
대상: 1993년 8월 17일. 그때를 결코 잊을 수 없지. 그전까지 자동차 끌고 얼마나 전국을 같이 돌아다녔는지 몰라. 레이스 명소란 명소는 다 찾아갔지.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부러워했고, 시기했어. 우리는 때로 환영받기도 했고, 때론 견제되기도 했었지. 그 사건 이후론 못 하게 되어서 아쉬워.
면담자: SCP-752-KO-A2와는 그럼, 친구 사이인 건가?
대상: 뭐? SCP… 752-KO-A2? 참 재미도 없게 부른다. 그래. 걔 나랑 십년지기 친구다. 열다섯 살 때부터 같이 차를 몰았고, 죽더라도 차에서 죽자고 맹세까지 한 놈이지. 뭐, 적어도 개는 그 소원 이룬 거 같네.
면담자: 심령 독립체는 기본적으로 원념에서 생성돼. SCP-752-KO-A2가 마지막으로 치른 저 레이스가 아무래도 그 원념을 만든 것으로 보이는데.
대상: 내 친구가 귀신이 되어서 저 도로를 아직도 달리고 있다는 것을 건너 건너 알게 되었을 때, 나도 똑같이 생각했어. 그래서 이렇게 준비도 나름 한 거지.
면담자: 그럼 그 1993년 8월 17일의 공도 레이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대상: 그 녀석… 뭔가 대단한 폭주족을 건드린 모양이야. 불법 튜닝 비슷한 개조를 하는 애들을 상대로 이겨버린 거지. 그때 우리도 나름 불법 튜닝 많이 하긴 했는데, 게네들이 가지고 있던 '특별한' 튜닝은 뭔가 더 대단한 거였나봐. 그래서 그쪽에서 단단히 뿔이 난 모양이었어. 그래서 게네들이 재대결을 요청했지.
면담자: 그게 저 대청호오백리길 고갯길 레이스였군.
대상: 맞아. 그놈들은 혁민이 차에 관심이 있는 척 가져가선 어떤 알 수 없는 장치를 달아놓은 모양이야. 더 성능이 좋게 해 주는 거라고는 말했는데, 그게 정확히 어떤 성능을 어떻게 좋게 하는 건지는 설명이 없었지. 혁민이 그놈은 마냥 자기 차 칭찬받은 게 좋아서 싱글벙글거리고 있고, 제로백이나 핸들링도 확실히 좋아졌다면서 나한테 그렇게 자랑했는데…
면담자: 어떤 변칙적 술수를 쓴 모양이군.
대상: 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거 같아. 어느 정도 의도가 있었으리라곤 생각하지만, 그 친구도 충분히 파악했을 수도 있을 법한 술수였거든. 그 정체불명의 장비는 엔진실 쪽에 넣었거든? 넣을 땐 분명 가벼웠는데, 레이스가 시작할 때 차체의 무게 중심이 조금 앞으로 쏠리는 거 같은 거야. 무언가 무거운 게 깃든 것처럼…
면담자: 아마 심령질이 유입되면서 그렇게 된 것 같은데.
대상: 그게 뭐가 되었든. 혁민이는 그래도 잘 적응했어. 오히려 앞의 무게중심이 쏠려 완만한 경사를 더 안정적으로 내려가는 것에 활용했지. 지금의 나도 혼다꺼 엔진까지 달아야 앞지를 수가 있었어. 하지만 걔는…
면담자: 언더스티어…
대상: 그래. 언더스티어까지 대응하진 못했지. 그래서 걔는… 음… 그렇게 되었어.
면담자: …
대상: 나는 아무것도 못 하고 멍하니 있었는데, 그놈들은 나에게 와선… 미안하다고. 죽을 줄은 몰랐다고… 음… (눈물을 닦아낸다) 후우, 그 어린것들이 뭘 알겠냐. 그땐 나도 어렸고, 그놈들도 다 어렸어. 모두 어쩔 줄 몰라 했고… 어. 뭐… 이렇게 되었지.
면담자: 그럼, 왜 이제야 와서 다시 SCP-752-KO-A와 레이스를 다시 시작한 건가? 친구 성불시켜 주려고?
대상: 그래. 인터넷에서 유령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가 떠돌던 걸 찾았는데, 공통된 묘사가 딱… 내 친구랑 똑같았거든. 그래서 이놈이 레이스 완주 못 해서 한이 되었구나, 내가 같이 달리면서 한이라도 풀어줘야지 싶었다. 꽤 오랫동안 준비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출발했지만, 너희 조무래기들 운전 실력이 형편없어서 1분이나 기다릴 수 있었다.
면담자: 으음… 그, 그러면 왜 마지막에 멈춘 거지?
대상: … 내가 잘못 생각했더군. 걔는 레이스를 완주 못 해서 원념이 생긴 게 아니야.
면담자: … 뭐?
대상: 마지막 헤어핀 코너를 돌기 직전, 걔의 자동차와 잠시 겹쳤을 때. 걔 표정을 볼 수 있었어. 걔는… 걔는 말이야…
대상이 고개를 숙인다.
대상: 웃고 있었어. 그렇게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 멍청한 놈은 그냥 차를 타고 달리는 게 좋았던 거야. 그냥… 그게…
대상이 눈물을 훔친다.
대상: 그래서, 그냥 멈췄어. 걔는 못 이겨서, 완주를 못 해서 귀신이 된 게 아냐. 그냥. 더 못 달리는 게 억울해서 그런 거야. 그렇게 몇십 년을 원 없이 달려도, 여전히 그게 마냥 즐거웠던 거야.
면담자: … 좋습니다. 면담은 여기까지 하죠.
<기록 종료>
후속 조치: PoI-0752KO에게는 기억소거제가 투여되었다. SCP-752-KO에 대한 특수 격리 절차 및 역정보 규약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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