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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꿈처럼 아름다운 제주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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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우물 전설
작성자 관리자 조회 1,089 회

서귀포에서 법환에 이르는 사이에 여우물이란 곳이 있다. 이 물가에는 늘 여우가 나타난다 하여 여우물이라고 사람들이 불러왔다.
옛날에 어떤 관리가 이 물가를 지나게 되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이었는데 혼자 몸이라서 그렇지 않아도 마음이 어정쩡한데 이곳에 이르렀을 때에 반갑게도 혼자가는 어떤 여인을 만나게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혼자라 쓸쓸하고 무섭기조차 한 때인데 잘되었다고 생각하였다.
"아주버님, 어디까지 가십니까. 같이 벗을 하여 가십시다."
여자가 먼저 말을 걸어오면서 함께 벗을 하여 가자는 데는 더욱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그 여자가 꽤나 어여쁜데 더욱 마음이 흡족하였다.
"예, 어쩐 일로 이런 밤중에 혼자 밤길을 가십니까. 저도 마침 혼자길이라 심심하던 차에 잘 되었습니다."
남자인 선비는 오히려 잘 되었다는 듯이 여자의 청을 그대로 받아들이었다. 그래서 여자를 타고 가는 말에 태우려 하였다.
"불편하지만 이 앞에 타시지요."
여자를 앞에 타도록 권하였다.
"아이고, 여자몸에 어떻게 남자 앞에 탈 수가 있겠습니까. 제가 뒤에 타겠습니다."
그래도 앞에 타는 것이 안전하다고 하면서 앞에 탈 것을 권하였으나 여자는 끝끝내 뒤에만 타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몇 번이나 실랑이가 오가는 가운데 관리는 그 여자가 보통 여자가 아님을 느꼈다. 이는 필시 여우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이곳에서 종종 여우가 나타난다는 옛말이 생각났다. 그래서 그 여자 말대로 그녀를 뒤에 태웠다. 그리고는 말을 마구 달렸다.
"아이쿠 떨어지겠습니다. 그렇게 달리지 말아 주십시요."
얼마쯤가니 여자가 천천히 달려달라면서 애원을 하였다.
"나는 길이 바쁜 사람이오. 천천히 달릴 수는 없는데, 아, 좋은 수가 있소."
관원은 도포고름을 풀어 그 여자와 자기 몸을 꽁꽁 하나로 묵고는 다시 말메 채찍을 놓아 달렸다. 여자는 마을이 가까울수록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관리를 혼내주려던 애초의 생각에서 혹시 이 관리에게 당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일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마을에 들어서자 내려달라고 졸랐다.
"나으리, 고맙습니다. 제 갈길에 다 이르렀으니 이제는 절 놓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러나 관리는 못들은 척 더욱 빨리 말을 달리는 것이 아닌가.
"나리, 여기서 내려주십시요. 내릴 곳을 지나 왔습니다."
아무리 사정을 해도 내려줄 생각은 커녕 더 말을 달리는 것이었다. 여우인 여자는 관리의 등에서 몸질을 치기 시작하였다. 이대로 있다가는 어떤 변을 당할지도 모를 일이라는 겁이 일었다.
관리는 재빨리 말을 달려 그의 집으로 들어섰다. 그의 집에는 큰 개가 두 마리 있었다. 그 개는 주인이 집안으로 들어설 때면 언제든지 나와서 주인을 맞이하곤 하였다. 이날도 주인의 말방울 소리를 듣자 마당으로 나와서 주인을 맞았다. 그때 관리는 등에 단단히 동여매었던 끈을 풀었다. 여자가 마당에 휙 나둥그라졌다. 그 순간이었다. 개가 그 여자 앞으로 쏜살같이 내닫고는 여자를 물어 흔들었다. 그 순간 여자는 별안간 한마리 여우로 변하고는 피를 흘리며 마당 가운데 나동그라졌다.
관리는 그의 지혜로 그 여우를 잡고 말았다. 그 후로는 여우물에 여우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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