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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관노 박경대(朴淳大)의 목소리
작성자 관리자 조회 622 회

김몽구(金夢求)가 1870년대 대정현감으로 부임해서 얼마 안되어 대정현에는 큰 흉년이 들었다. 현 안에는 이비 절량농가가 불어나고 진휼창에 쌓였던 곡식도 구제미로 다 나가버린 판이었다.
현감은 할 수 없이 조정에 구휼미를 청하기 위하여 관노 박순대에게 상소문을 들려 보내게 되었다. 순대는 심력이 남보다 뛰어나고 음성을 종소리와 같아서 만약 한번 크게 부르면 그 소리가 오리, 십리까지도 우렁차게 들렸다. 현감이 그를 보내기로 작성한 것도 믿는데가 있었기 까닭이었다.
순대가 막 떠나려 할 때 현감은 그를 불러 세워서 일렀다. 서울의 이서배(吏胥輩)들은 교오하고 간악해서 무릇 외읍(外邑) 수령들이 솟장을 드리려 하면 즉시 들여보내주지 않고 돈을 요구하니 만약 그렇게 되면 시일이 지연될 뿐만 아니라 민막이 생길 것이다. 그러니 너는 한야에 들어가거든 아무 집 앞에나 서서 큰 소리로 '제주 대정백성들이 흉년 들어 굶어 죽게 되었으므로 보장(報將)을 올립니다 !'하고 크게 외치라"하였다.
현감은 그러면 본래 맑고 큰 소리가 반드시 대궐 안까지 통하여 성상이 들을 것이니 하서배들이 어쩌지 못한 것이라고 계산을 한 것이었다.
"예, 알아 들었습니다."
순대는 굽벅 절하고 현을 떠나서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한양엘 닿았다. 한양길이 처음인데 모두가 낯설고 어디로 가야 왕궁을 찾아갈지도 알 수가 없었다.
하루 밤을 주막에서 보낸 순대는 현감이 시킨 대로 이튿날 새벽에 높직한 동산에 올라가 서서 장안을 향하여 손나팔을 만들어 대고 큰 소리로 외쳤다.
"제주 대정 백성들이 흉년으로 다 굶어 죽게 되었으므로 보장을 올립니다 !"
맞은 편 인왕산이 순대의 목소리를 메아리로 돌려보냈다. 그 소리에 장안이 발칵 뒤집히고 새벽 산책길의 임금도 그 소리를 듣고 하인을 시켜 그를 곧 데려오게 하였다.
그는 서울에 올라간 지 며칠이 아나되어 진휼(賑恤)의 왕명을 받들고 돌아와서 굶어 죽는 현민들을 구제할 수 있었다 한다.
(박용후(朴用厚) 「남제주군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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