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림이’ 고아라가 어느새 `눈물의 여왕’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KBS 청소년드라마 ‘반올림’으로 주목받을 때만 해도 마냥 소녀 같던 고아라. 11월 20일 첫 방송한 SBS ‘눈꽃’(극본 박진우, 연출 이종수)에서는 숙녀의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간다. 벌써부터 ‘제2의 보아, 전지현’ 등으로 불리는 고아라를 만나봤다.
‘눈꽃’으로 흘린 눈물
최근 드라마 제작발표회를 통해 선보인 ‘눈꽃’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 역시 고아라였다. 눈물 흘리는 장면에서 17세 소녀라고는 믿기 힘든 성숙함이 담겨 있다. 극중 불치병이 걸린 작가(김희애)의 딸 유다미 역으로 어머니와 갈등하는 이 시대 딸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참 많이 울었어요. 일본 미야자키 로케이션 때는 일정이 빡빡해서 하루에 5~6번도 눈물을 흘렸던 것 같아요."
드라마 속 눈물말고, 실제 흘린 눈물도 인상적이다. 첫 대본 연습부터 펑펑 눈물을 쏟았다.
"대본 연습할 때였어요. 감독님, 작가님을 비롯해 선배님이 다 있는데, 너무 준비를 많이 해서 긴장을 했는지, 준비한 것만큼 연기가 안 돼서 너무 죄송스러웠어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죠."
이 눈물은 ‘약’이 됐다. 실컷 울고 난 다음부터는 연기가 한결 자연스러워진 것. 김희애는 농담처럼 "이제 더 안 울어도 될 만큼 너무 잘 한다"고 한다.
될성부른 떡잎
특이한 점은 ‘눈꽃’에 출연하는 김희애와 이재룡이 고아라에 대해 과할 정도로 극찬을 한다는 것이다. 한 목소리로 "이번 드라마 끝나면 고아라 만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한다. 과연 고아라의 어떤 재능 때문일까.
우선 집중력이다. 또래 연기자와 비교해도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다르다고 한다. 이는 고아라의 성장배경과 관계가 있다. 고아라의 아버지는 직업군인. 이 때문에 고아라에게는 "~습니다"라는 군대식 말투가 배어 있다. 한번은 일본 로케이션에서 이종수 감독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인데 잘할 수 있겠어?"라고 묻자 "예, 지금 나옵니다"라고 한 에피소드도 있다.
이미 일본에서는 ‘제2의 보아’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일본과 몽골이 합작한 영화 ‘푸른 늑대-땅 끝 바다가 다하는 곳까지’의 여주인공 역을 맡아 촬영을 마친 것도 한몫했다. 일본 개봉에 맞춰 본격적인 해외시장 진출도 꾀하고 있다.
고아라의 매력은 외모에도 있다. 서구적인 미모를 쫓아가는 여느 배우와 달리 하얀 피부에 아기자기한 이목구비는 고전적인 미인으로 꼽히게 한다. 이재룡이 "신입생 때의 김희애를 보는 듯하다"고 한 말도 빈 말이 아니다.
"선배님들의 좋은 말씀에 감사할 따름이죠. 아직 아직 많이 부족하고 배우는 단계인 만큼 연기뿐만 아니라 품성을 배우는 데에도 최선을 다할 거예요."
<글/스포츠칸/강영구 기자 ilove@kyunghyang.com>
<사진/스포츠칸/이석우 기자 photokhan@kyunghyang.com>